달이 뜨는 강, 우직한 촌부의 꿈은

in hive-196917 •  25 days ago  (edited)

달이 뜨는 강은 바보 온달 설화를 드라마화한 작품입니다.

긴 여정을 마치고 종회를 맞이했습니다.

달이 뜨는 강은 주연배우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바보 온달이 평강 공주와 맺어지기까지의 과정 등을 동화가 아닌 성인용 버전으로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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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에 대한 재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었습니다. 동화가 아닌 역사물이 된 온달 설화는 매우 진지하고 묵직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동화에서 등장할 수 없는 권모술수와 음모 치정 등이 등장합니다.

신하와 왕비가 사통을 하고 왕비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려는 술책에서 온달과 평강의 평범하지 않은 만남이 시작됩니다.

적들은 평강의 모친인 왕비를 살해하고 이를 막아서는 온달의 가문도 그냥 두지 않습니다. 온달 가문은 고구려 5부족 중에 하나로 집단지도체제의 한 축입니다.

온달의 아버지는 고구려 최고의 명장으로 평강공주와 연루만 되지 않았다면 여전히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온달의 아버지는 왕비를 도와주다가 변을 당하고 맙니다. 가문이 도륙되고 부족들이 모두 위기에 처합니다.

고구려 실세들에 의해 나라는 도탄에 빠지고 왕은 아내를 지키지 못하고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주지육림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냅니다.

무능한 왕을 일깨우는 것은 평강이었습니다. 평강이 난세를 평정하고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칼을 지녔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평강은 온달을 점찍는 순간부터 칼로 길들일 생각을 했습니다. 전선에서 칼밥으로 다져진 온달은 평강의 포석대로 대적할 수 없는 칼이 되었습니다.

평강에게 온달은 자신이 칼이 기꺼이 되겠다면서 온갖 살생이나 악역은 자신의 몫이라고 말합니다. 평강에게 온달은 자신을 이용하라고 하면서 이용당하는 것을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온달은 자신이 평강의 칼로 평생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대장군이 되어 고구려의 전란을 모두 수습합니다. 그야말로 백전백승으로 명성을 날리지만 온달은 온몬이 피칠갑이 되면서 혈겁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몸이 됩니다.

손에 묻은 피는 지워지지 않고 자신이 전장에서 벤 상대들의 환영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것을 온달은 느낍니다. 막상 생각없는 평강의 칼 노릇만 하겠다는 마음을 굳히기에는 온달은 여리고 인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덫에 걸린 짐승도 살려줄 정도로 살생을 싫어하는 스타일임에도 평강을 위해 잔인무도한 야차가 된 것입니다. 온달은 평강의 계획대로 왕실을 공고히 하고 왕권의 위세를 다시 찾아주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왕실이 태평해지고 평강이 옛 지위를 찾을 수록 온달의 손에는 더 많은 피가 묻어납니다. 왕과 태자의 권위가 굳건할수록 온달의 칼에는 더 많은 핏물이 고입니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가해자 온달의 입장이 묘사된다는 것입니다.

국뽕을 맞고 피를 즐기는 장수가 아닌 인륜과 생명을 존중하는 촌부의 모습입니다.

촌부가 되는 것이 꿈인 온달은 자신의 배필을 위해 칼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온달은 그야말로 번아웃에 빠진 상태까지 이릅니다.

달이 뜨는 강에서 달은 온달의 달을 말하고 강은 평강의 강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제목속에 웬지 애틋하고 처연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달이 뜨는 강은 삼국시대를 다룬 역사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보 온달 설화라면 온달은 단무지였을 것입니다.

역사극 달이 뜨는 강은 온달을 햄릿형 장수로 묘사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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