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길

in SteemZzang •  2 months ago 

잠에 빠진 새벽공기를 타고 안개비가 날린다.
젖은 풀잎이 가로등 빛에 반짝인다.

세상이 생기기 전부터
오늘을 지나 셀 수 없는 날까지 존재하는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미래로 이끌어주는 길이다.
갈증에서 구해주고 더러운 것을 깨끗이 하며
단단한 바위를 깎고 땅의 모습을 바꾸어 놓는다.

물은 떨쳐내기 힘든 유혹으로 다가온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이슬 한 방울에 마음이 가고
물속 깊이 감추어둔 말 대신 물안개로 대신하는
물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물결처럼 막힘 없이 가고 싶어진다.

물은 신과 인간을 연결한다.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베풀던 요한도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기적도
물이 신의 도구임을 말하고 있다.

인당수의 사나운 이빨에서 새 생명을 얻은 효녀 심청에서
커다란 조개껍질 위에서서 젖은 머리를 털던
아프로디테에 이르기까지
물은 함께 있었다.

물은 우리에게 스며들어 생명을 이어주고
홀연히 제 갈길을 가고 있다.

낮달을 따라가는 구름처럼
선선히 물을 따라 가면
내가 가야 할 곳에 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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