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블루베리

in SteemZzang •  3 months ago 

담장 밖에서 새 소리가 들렸다.
포르르 날아오르고 순식간에 숨는 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왕래가 끊어진 마을안 길은 이미 풀밭이 되었다.
돌나물, 강아지풀, 애기똥풀...
혼자 뻘쭘하게 서있는 전봇대를 따라 올라가는 환삼덩굴이 엉켜
길을 지우고 있었다.

천천히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걸음을 옮긴다.
인기척에 새들이 날아오른다.

찰망으로 둘러친 블루베리 밭은 새들의 천국이었다.
잘 익은 블루베리를 쪼아먹는지 짹짹 거리는 소리가 새가 아닌
봄날 학교 앞에서 어린이들의 눈길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병아리장사 아저씨로 혼동하게 한다.

지금 내가 빠져드는 저 소리에 달콤하게 익는 블루베리보다
더 까맣게 속을 태우고 있을 농장주인과 마주치게 될 것 같아서
뜨거운 햇살을 밟으며 서둘러 좁은 길을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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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새들이 눈독들이면 블루베리 한 알도 못건지는데요.
저희 물앵두를 구경도 못했어요. ㅎㅎ